지난 여름 큰 마음 먹고 실크 블라우스를 2개나 샀다.
하나는 노란빛나는 크루넥
또 하나는 은회색의 브이넥,
둘다 무지 크다.
특히 브이넥 블라우스는 상당히 커서 끝까지 고민하다가, 5만원대에 실크 블라우스 사기가 어렵다는 걸 알기에 킵한 것이다.
둘다 아르켓 제품이다.
여름에 아르켓에서 옷을 꽤 샀다.
자수 원피스,
플리츠 블라우스
면 롱 원피스,
블라우스 2개,
25만원쯤 주고 샀는데
하나도 후회가 없다. 다 만족한다.
갑자기 가을이 와버렸고,
그 사이에 나는 이하선 종양 수술을 받았고,
감기에 걸렸다.
매일매일 잠만 잔다.
운동도 못하고,
모든 일상이 다 깨져버렸다.
강동 도서관이나 북까페에 갈때 아주 거지꼴을 하고 가서 신문을 보고 책을 읽고, 글 쓰다가 오는 것도 좋다.
쓰레빠를 신고, 운동복 차림으로, 청소하다가 그대로 나간 복장으로도,
한데 아름다운 옷을 입고 높은 구두를 신고 가는 것도 마음에 든다.
오늘은 회색 블라우스에 회색 울바지를 입었다.
자라에서 산 비대칭 바지,
아주 편하고 아름답지만 앞 여밈이 비대칭으로 되어 맞춰 입기가 어려웠는데 드디어 짝을 찾았다.
이럴 때의 기쁨은 대단하다.
자라에서 산 검정 뮬을 신고,
영주 언니가 만들어준, 가방에 노트북을 들고서, 도서관에 갔다. 도서관을 문을 닫았고,
북까페로 왔다.
그리고 편하게 앉아서 이런저런 글을 쓰고 있다.
아프고 싶지 않다는 소망이 생긴다.
하루를 온전하게 내가 원하는 대로 살고 싶다는 바램이 생긴다.
내가 실크를 좋아하는 구나,
반짝이는 걸, 가벼운 걸, 부드러운 걸,
얇은 것을
동물과 식물이 합쳐진 걸,
내가 얼마나 실크를 좋아하는지, 옷장을 열어보면 알 수 있다.
오늘 아침에도 아르켓에서 옷을 주문했다. 실크를 직접 보고 싶어서,
아주 단순한 옷들을 사서 깨끗하게 오래도록 입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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